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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후지산에서 시작된 질문 — 왜 한국의 좋은 곳은 외국인에게 이렇게 멀까?

by HeyJay1022 2026.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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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만들고 있는 YourStoryAbroad, YSA라는 사업의 시작을 어디라고 해야 할까 생각해봤다.

웹사이트를 처음 만든 날도 아니고, 사업계획서를 처음 작성한 날도 아니다.

Meetup에 처음 모임을 만든 날도 아니었다.

생각해보면 시작은 2024년, 일본 후지산에서였다.


후지산에서 만난 싱가포르 여행자

2024년 후지산을 여행하던 중 싱가포르에서 온 한 여행자를 만났다.

여행을 하다 보면 처음 만난 사람과 자연스럽게 서로의 나라 이야기를 하게 된다.

어디를 가봤는지, 무엇이 좋았는지, 다음에는 어디를 가보고 싶은지.

그러다 한국 이야기가 나왔다.

한국에도 좋은 산이 정말 많다는 이야기를 했고, 자연스럽게 설악산 같은 곳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그런데 대화를 하면서 한 가지가 마음에 남았다.

한국의 자연에는 관심이 있는데, 막상 외국인의 입장에서 서울을 벗어나 그런 곳까지 가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이었다.

특히 자동차가 없다면 더 그렇다.

가고 싶은 곳은 분명히 있다.

사진을 찾아보면 멋있다.

한국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꼭 가보라고 한다.

그런데 막상 가려고 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어디에서 버스를 타야 하는지.

어디에서 내려야 하는지.

다시 시내버스로 갈아타야 하는지.

등산을 끝낸 뒤에는 어떻게 돌아와야 하는지.

결국 이런 과정을 모두 고민하기 싫다면 비싼 패키지 여행을 선택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나는 그 이야기가 조금 이상하게 느껴졌다.


한국 사람에게는 쉬운 일이 외국인에게는 어려울 수 있다

한국 사람인 나에게 설악산은 그렇게 멀게 느껴지지 않는다.

차를 가지고 가면 된다.

친구들과 시간을 맞추고, 아침 일찍 출발해서 주차장까지 간 뒤 산을 타고 돌아오면 된다.

어릴 때부터 이런 여행 방식에 익숙하기도 하다.

하지만 외국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전혀 다른 문제였다.

서울에서는 이동이 정말 쉽다.

지하철만 타면 대부분의 유명한 장소에 갈 수 있다.

영어 안내도 잘 되어 있고, 지도 앱만 있어도 크게 어렵지 않다.

그런데 서울을 조금만 벗어나면 난이도가 갑자기 올라간다.

특히 산이나 계곡, 해안, 자전거길처럼 목적지가 도시의 중심이 아닌 여행은 더 그렇다.

그때 이런 생각이 처음 들었다.

한국에는 외국인에게 보여주고 싶은 곳이 정말 많은데, 왜 정작 그 사람들이 그곳까지 가는 것은 이렇게 어려울까?


문제는 관광지가 부족한 것이 아니었다

한국에는 볼 것이 없어서 외국인들이 서울에 머무르는 게 아니다.

오히려 반대라고 생각했다.

설악산도 있고,

강원도의 산과 바다도 있고,

전국에 유명한 등산 코스가 있고,

서울에서 부산까지 이어지는 자전거길도 있고,

한국 사람들이 계절마다 찾아가는 수많은 장소가 있다.

좋은 목적지는 이미 충분히 많다.

문제는 그 목적지와 여행자 사이에 있었다.

나는 이걸 처음에는 아주 단순하게 생각했다.

'이동'의 문제 아닐까?

여행자는 이미 어디를 가고 싶은지 알고 있을 수도 있다.

하이킹을 좋아하는 사람은 스스로 산을 찾는다.

자전거를 좋아하는 사람은 자기가 타고 싶은 코스를 찾는다.

그 사람들에게 꼭 하루 종일 따라다니는 가이드가 필요한 것은 아닐 수도 있다.

정해진 관광지에 데려가고,

정해진 식당에서 밥을 먹고,

정해진 시간 동안 사진을 찍는 패키지여행을 원하는 것도 아닐 수 있다.

그냥 이런 것일 수도 있다.

“나는 저기에 가고 싶은데, 갈 방법이 마땅하지 않다.”

그렇다면 여행상품을 하나 더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가고 싶은 곳까지 이동할 수 있게 해주면 되는 것 아닐까?

아주 단순한 질문이었다.


여행지를 먼저 정하고, 이동수단을 나중에 붙일 수는 없을까?

기존 여행상품을 보면 보통 순서가 정해져 있다.

여행사가 상품을 만든다.

목적지를 정한다.

일정을 정한다.

차량을 정한다.

그리고 고객에게 이렇게 이야기한다.

“이 여행에 참가하시겠습니까?”

나는 반대 방향으로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여행자가 먼저 이야기하면 어떨까.

“나는 여기에 가고 싶다.”

그리고 그다음에 이동수단을 연결하는 것이다.

한 명이 가고 싶어 하는 곳이라면 어렵겠지만,

같은 곳에 가고 싶은 사람이 여러 명 모인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각자 차를 빌릴 필요도 없고,

복잡하게 대중교통을 갈아탈 필요도 없다.

같이 이동하면 된다.

지금 생각하면 YSA의 기본적인 생각이 이미 이 질문 안에 들어 있었던 것 같다.

여행사가 목적지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여행자가 목적지를 정하는 여행.

그리고 나는 그들의 이동을 도와주는 것.


하지만 그때는 그냥 하나의 생각이었다

후지산에서 돌아왔다고 바로 사업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사업모델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어떤 차량을 써야 하는지도 몰랐고,

얼마를 받아야 하는지도 몰랐고,

몇 명이 모여야 사업성이 생기는지도 몰랐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도 알 수 없었다.

정말 이런 불편함을 느끼는 외국인이 많은가?

한 여행자와의 대화가 재미있는 아이디어로 끝날 수도 있었다.

내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이 실제 고객에게는 별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사람들이 말로는 한국의 자연을 보고 싶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서울에서 쇼핑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을 더 좋아할 수도 있다.

그래서 이때부터 내가 해야 할 일은 하나였다.

내 생각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이 틀렸는지 맞았는지 확인해보는 것.


돌이켜보면 YSA는 거창한 사업 아이디어에서 시작하지 않았다.

후지산에서 만난 한 여행자와의 대화에서 생긴 아주 작은 의문이었다.

한국에는 이렇게 좋은 곳이 많은데, 왜 외국인에게는 그곳이 이렇게 멀게 느껴질까?

그리고 그 질문을 계속 따라가다 보니,

나는 결국 직접 사람을 만나고,

차량을 알아보고,

여행을 만들어보고,

사람을 모집하고,

실제로 돈을 받고 여행을 운영하는 데까지 오게 되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그런 미래를 전혀 알지 못했다.

단지 한 가지가 궁금했을 뿐이다.

정말 이동수단만 해결해주면, 외국인들은 서울 밖의 한국을 여행하고 싶어 할까?

다음에는 이 질문을 가지고 내가 처음 무엇을 찾아보기 시작했는지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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