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만의 브랜드 구축/사업 아이템 검토

3화. 좋은 곳은 이미 많았다 — 왜 하필 Outdoor Travel이었을까?

by HeyJay1022 2026. 8. 27.
반응형

2화에서는 후지산에서 들었던 한 사람의 이야기가 정말 개인적인 불편함에 불과한지 확인해봤다.

외국인 관광객의 서울 집중도, 한국의 짧은 평균 체류기간, 일본과의 관광수입 차이 같은 숫자를 하나씩 들여다보면서 적어도 하나의 질문은 더 분명해졌다.

한국에 정말 갈 곳이 부족해서 외국인들이 서울에 머무르는 걸까?

나는 점점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게 됐다.

오히려 반대였다.

한국에는 이미 좋은 곳이 너무 많았다.

한국에는 이미 훌륭한 아웃도어 자원이 있었다

산이 있고, 바다가 있고, 국립공원이 있다.

겨울에는 스키장이 있고, 전국을 따라 이어지는 자전거길도 있다.

내가 자료를 찾아보면서 특히 눈에 들어왔던 것은 자전거 인프라였다.

이후 관련 자료를 정리하면서 확인한 주요 자전거길의 길이는 약 1,757km에 달했다. 한국은 이미 국립공원과 장거리 자전거길 같은 상당한 수준의 아웃도어 자원을 갖추고 있었다.

문득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좋은 자원이 이미 있는데 왜 외국인 여행에서는 잘 보이지 않을까?

처음에는 홍보의 문제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외국어 콘텐츠가 더 많아지면 해결될까?

한국의 좋은 산과 자전거길을 더 많이 소개하면 외국인들이 자연스럽게 찾아오지 않을까?

그런데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그것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요즘은 Instagram이나 YouTube만 열어도 외국인은 한국의 멋진 장소를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다.

문제는 오히려 그다음이었다.

“저기 정말 가보고 싶다.”

라고 생각한 이후의 과정.

도시 관광과 Outdoor Travel은 이동 방식이 달랐다

서울 안에서 관광하는 상황을 떠올려봤다.

명동에 가고 싶으면 지하철을 타면 된다.

성수도, 경복궁도, 한강도 마찬가지다.

목적지 주변까지 대중교통이 연결되어 있고, 영어 안내도 비교적 잘 되어 있다.

그런데 산을 가려고 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고속버스나 기차를 타고 지역까지 내려가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버스터미널이나 기차역이 등산로 입구는 아니다.

거기서 다시 이동해야 한다.

자전거는 더 복잡했다.

사람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자전거 자체가 같이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스키처럼 큰 장비도 비슷하다.

실제로 내가 이후 자료를 조사하면서도 시외버스나 열차에서 자전거·스키 같은 대형 장비를 가지고 이동하는 데 제약이 있다는 문제를 반복해서 확인하게 됐다.

이때부터 나는 일반적인 관광과 아웃도어 여행의 차이를 조금 다르게 보기 시작했다.

일반 관광에서는 교통이 여행의 한 과정이라면,

아웃도어 여행에서는 교통이 여행 자체의 성립 여부를 결정할 수도 있었다.

목적지는 있는데, 마지막 연결이 없었다

산의 위치를 안다고 해서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전거길의 시작점을 안다고 해서 바로 여행을 시작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역까지 갔는데 그다음 교통편이 애매할 수 있고,

지역 버스가 있더라도 시간이 맞지 않을 수 있다.

돌아오는 교통까지 생각하면 일정은 더 복잡해진다.

여기에 외국인이라는 조건까지 더해진다.

언어가 익숙하지 않고,

지역 대중교통에 대한 정보를 찾기 어렵고,

한국의 각종 앱이나 서비스가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다.

각각은 작은 불편함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것들이 한꺼번에 겹치면 여행자는 결국 아주 단순한 결정을 할 수 있다.

“그냥 서울에 있자.”

후지산에서 만난 싱가포르 여행자의 이야기가 바로 이런 문제를 보여준 사례였던 것 같다.

좋은 장소를 몰랐던 것이 아니다.

가고 싶은데 가는 과정이 너무 복잡했던 것이다.

내 경험 때문에 더 잘 보였던 문제일지도 모른다

생각해보면 내가 이 문제를 계속 들여다보게 된 데에는 내 경험도 영향을 줬던 것 같다.

나는 오래전부터 자전거를 타고 먼 거리를 이동하거나, 배낭을 메고 새로운 곳으로 움직이는 여행을 좋아했다.

해외에서도 오랜 기간 생활하면서 ‘낯선 나라에서 스스로 이동한다’는 것이 여행자에게 어떤 의미인지 경험해왔다. 이후 사업 자료에서도 이런 장거리 자전거 여행과 해외 생활 경험이 이 문제를 이해하게 된 배경으로 정리됐다.

그래서 외국인이 한국을 여행하는 모습을 생각할 때도 단순히

“관광지를 몇 군데 더 소개하면 되지 않을까?”

보다는

“왜 자기가 가고 싶은 곳까지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할까?”

라는 질문이 먼저 들었던 것 같다.

‘정보 부족’보다 ‘이동의 단절’이 더 가까운 표현이었다

처음에는 문제를 정보 부족이라고 생각했다.

영어 콘텐츠를 더 많이 제공하면 해결될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정보를 줘도 실제 이동할 방법이 없다면 여행은 시작되지 않는다.

설악산의 아름다운 사진을 아무리 많이 보여줘도 등산로 입구까지 가는 과정이 너무 번거롭다면 결국 포기할 수 있다.

자전거길을 아무리 잘 소개해도 자전거와 짐을 함께 옮기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시작부터 부담스럽다.

그래서 내 머릿속에서는 문제를 설명하는 단어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정보의 부족이 아니라, 이동의 단절.

목적지는 이미 있다.

가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그 둘 사이가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는다.

나는 그 빈틈에 점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래도 아직 사업은 아니었다

지금 돌아보면 1화부터 3화까지는 아직 창업이라고 하기 어렵다.

아이디어를 만든 것도 아니고,

사업모델을 만든 것도 아니었다.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고,

숫자를 찾아봤고,

그 과정에서 내가 해결해보고 싶은 문제를 조금씩 좁혀갔을 뿐이다.

회사에 다니면서 틈나는 대로 자료를 찾아보고 생각을 정리하는 수준이었다.

평일에는 본업이 있었고,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은 대부분 퇴근 후나 주말이었다.

그렇다고 무언가를 당장 만들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하지만 질문 하나는 이전보다 훨씬 선명해졌다.

한국에는 좋은 아웃도어 자원이 부족한 것이 아니다.

문제는 그곳과 외국인 여행자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였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또 다른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 문제를 그냥 생각으로 끝내지 말고, 실제 사업으로 한번 만들어보면 어떨까?”

그때 처음으로 사업이라는 단어를 진지하게 생각했다.

그리고 내가 발견한 문제를 처음 사업계획서라는 형태로 정리해보기로 했다.

그 첫 시도가 예비창업패키지였다.

다음 4화에서는 회사를 다니면서 처음으로 사업계획서를 쓰기 시작했던 과정과, 머릿속의 문제를 실제 ‘사업’으로 바꾸려고 하면서 어떤 고민을 하게 됐는지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반응형